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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신비

생태계 위협하는 살충제 농사

by 외나무다리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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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의 역사와 효과

1941년 스위스의 화학자 파울 뮐러는 호주의 화학자인 오트마르 자이들러의 논문을 토대로 DDT(유기 염소 계열의 살충제 이자 농약)를 재발견하고 살충제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그쯤 해서 가성비 높은 살충제를 원하던 농민들의 이해와 맞아떨어진 DDT는 농업 분야에 급속하게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 초에 화학 비료의 보급으로 가능해진 대규모 경작은 재배 작물의 획일화와 농장 생태계의 단순화를 불러왔고 해충이 창궐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해충 피해는 해마다 늘어났고 농민들의 시름 또한 깊어만 갔습니다.

당시에 많은 농민들은 여러해살이 풀인 제충국을 알코올로 우려낸 피레트린 성분을 살충제로 사용했습니다.

<벌레를 죽이는 국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제충국은 화학 살충제가 나오기 전까지 강력한 천연 농약 역할을 도맡아 했습니다.

그렇지만 피레트린은 안전하고 만들기가 쉽지만 가격이 비싸고 무엇보다도 생산량이 적어서 구하기 힘들었습니다.

DDT는 뮐러가 일하던 스위스 회사로부터 샘플을 건네받고 효과를 확인한 후 수많은 모기를 퇴치함으로써  말라리아로부터 사람들을 구했습니다.

그 덕분에 1948년 뮐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DDT는 모기뿐 아니라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거의 모든 곤충에게 효과가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햇볕에도 안정적으로 반응하여 야외에서 오랫동안 살충 효과가 지속되었습니다.

논밭의 토양에 침투한 DDT의 반감기(어떤 양이 초기값의 절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는 30년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살포한 농장은 오랫동안 살충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확실한 살충 효과와 안정적인 구조 그리고 인체에 해롭지 않다고 판단했고 미국은 민간에 판매를 허용합니다.

홍보 광고가 TV에 나오고 마당의 잔디와 집안 벽지뿐만 아니라 아기 침대에도 뿌려졌습니다.

DDT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벼룩을 퇴치하고 농산물의 생산량 증가에 기여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살충제의 사용은 광범위한 부작용을 야기시켰습니다.

해충뿐만 아니라 먹이 사슬에 있는 천적의 씨를 말려 버렸고 생태계를 위협 하기 시작했습니다.

 

곤충과 물고기는 물론이며 새들마저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살충제에 오염된 벌레를 잡아먹은 새의 알껍데기는 유난히 얇고 쉽게 깨지면서 새끼는 부화를 못한 채 죽게 됩니다.

1962년 6월 미국의 영향력 있는 시사 주간지 <뉴요커>에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의 저서 <침묵의 봄> 요약판이 무려 세 번에 걸쳐 연재가 되었습니다.

살충제의 무분별한 사용이 곤충을 비롯한 야생 생물들을 죽게 만들고 봄이 와도 새들이 울지 않는 침묵의 봄을 부르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축복의 물질로 칭송받던 살충제는 먹이 사슬을 통해 농축되고 사람의 건강까지 해치면서 환경을 파괴한다는 그의 주장은 미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게 됩니다.

1972년 미국은 DDT 살충제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생태계 위협하는 살충제과 멸종 위기

살충제 사용을 금지한 이후에 멸종 위기에 몰렸던 대머리 독수리의 개체수가 복원되었습니다.

카슨의 바람대로 살충제 사용은 대부분 금지되었지만 지금 세상은 어느 때보다 살충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는 그중 하나입니다.

DDT 살충제와 마찬가지로 곤충의 신경계에 작용하는 살충제인데 벼룩잎벌레 등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작은 곤충을 선택적으로 죽이며 포유류에  대한 독성이 비교적 낮고 기존 살충제보다 환경에 대한 피해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서 현재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2006년 미국에서 꿀벌이 떼죽음을 당하는 현상이 목격되면서 그 원인으로 의심받기 시작합니다.

연구 결과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꿀벌을 직접 죽이지는 않지만 꿀벌의 방향 감각과 의사소통 능력을 상실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신경계가 망가진 꿀벌은 술에 취한 사람처럼 길을 잃거나 동료와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꿀벌이 증가하면서 붕괴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살충제 사용으로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꿀벌이 작물과 작물 사이를 오가면서 옮겨 주는 꽃가루의 양은 상상 이상으로 어머어머 합니다.

아인슈타인의 경고처럼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이내에 사라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꿀벌 감소에 위기를 감지한 유럽은 2018년 말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살충제에 대한 실외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농업 전문가들의 대응은 대단히 소극적입니다.

살충제를 씨앗에 묻혀 사용하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물에 희석해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사용법이 다르면 평가법도 다르고 대응 방안도 달라진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이 주장입니다.

네오니코티노이드만큼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살충제를 구하기 어렵다는 경제적인 이유가 매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살충제 내성이 생긴 곤충들

생태계를 파괴하는 농사는 이제 그만 멈춰야 합니다.

살충제는 한 사람당 경작 면적을 늘리고 노동 생산성을 높였지만 부작용이 상당히 커서 내성이 생긴 새로운 개체들이 나타납니다.

논밭을 우연히 방문했거나 혹은 여기에 서식지가 있는 곤충들은 대부분 살충제를 맞아 죽었고 일부 남은 개체는 번식에 성공하고 살충제 내성 유전자를 퍼뜨렸습니다.

살충제를 분해하는 유전자의 복제를 늘리거나 독성 물질을 몸 밖으로 신속하게 배출하고 살충 성분이 들어오지 못하게 외피를 두껍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곤충들로 인해 사람의 몸속에도 화학 성분이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일부 살충제 기업은 빅 데이터와 인공 지능을 도입해서 합성농약을 덜 사용하는 방법으로 피해를 최소화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과거에는 해충 피해가 발생하면 농장 전체를 살충제를 살포하였지만 이제는 인공위성으로 분석하고 드론으로 피해 지역만 소량으로 살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살충제는 살충제일 뿐입니다.

사람의 몸 안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화학 성분은 매우 위험하고 토양을 황폐화시켜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어느 공무원이 <농약은 과학이다. 그러니 안전하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발언이며 DDT가 그랬듯이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 또한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살충제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입니다. 

생태계가 위험하면 우리 인간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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